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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색에서 명암은 색보다 더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채색을 단순히 색을 칠하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문제가 생깁니다. 실제로 채색 시에 발생하는 많은 문제들이 명암표현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즉 명암을 잘 다루지 못한다면 채색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림에서 명암의 의미

명암은 영향력은 크지만 마치 피부와 근육 속에 숨어서 인체를 지탱하는 골격처럼  그 영향력을 쉽게 알아차리기가 힘듭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옷이나 피부, 근육 등에 더 관심을 빼앗겨 골격의 영향력을 잘 느끼지 못하듯이 그림에서도 명암 자체보다는 색이나 형태에 더 관심을 빼앗기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인체를 다루는 사람이라면 골격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듯이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면 좋은 채색의 바탕이 되는 명암의 영향력과 중요성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아주 강한 빛은 사물의 고유 유색과 질감마저 퇴색하게 한다.

명암은 단순하게, 색 변화는 풍부하게

순수하게 시각적으로만 바라보면 우리 눈에 보이는 사물들은 그다지 입체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인상파가 주목한  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그림을 그릴 때 입체 표현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는데, 입체 표현에 대한 집착은 사물의 명암 단계를 과도하게 포착하고 과장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또한 사물의 주변과의 관계속에서 파악하는 것을 방해하기도 하지요.

   평면인 그림에서 실물 같은 입체감을 보는 것은 마술 같은 경험이지만 그것이 그림의 전부는 아니다. 그림은 선, 물감의 느낌 등 그림 자체의 언어로도 우리에게 미적 감흥을 불러일으킵니다. 따라서 오직 입체감만을 위해 그림의 다양한 언어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것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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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원기둥처럼 명암 단계를 풍부하게 포착하고 과장해 주면 확실히 입체감은 그렇지 않은 b기둥보다 견고하게 표현됩니다. 하지만 견고한 입체감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불러오기도 하지요. 색 변화 없이 단일 색으로 명도만 표현한 입체감은 딱딱한 느낌을 주며 지나치게 독립되어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입체 표현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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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을 세밀하게 해석해 강조함으로써 경직된 입체감도 피하고 강렬한 색감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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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감뿐만 아니라 공간감마저 포기함으로써 다채로운 색 표현 효과를 극대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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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체감과 공간감 보다 개성 있는 붓질과 붉은 색 배경이 매력적이다.

하이라이트를 절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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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암을 배분하는 기술

    명암 배분은 하나의 그림 속에 명암을 어떻게 분포시킬 것인가의 문제로 명암 배분이 잘 되어 있으며 구성의 완결성이 좋아지고, 강약 관계가 분명해져 그림에 힘이 생기며, 시선 유도를 통해 주제를 효과적으로 부각 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명암 배분이 엉성하면 그림의 장점들이 잘 살아나지 못하고, 전체적으로 맥 빠진 그림이 되기 쉬우며, 특히 색 사용의 어설품이 여실히 드러나지요. 그래서 명암 배분은 화면은 화면 구성의 문제일 뿐 아니라 색 조화와 관련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실제로 적지 않은 배색 문제가 명암 배분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이처럼 대화가들은 그림의 핵심 내용에 강한 대비를 집중시켜 화면에 강약을 부여하고 명암 단계에서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전략을 자주 사용합니다. 구성의 완결성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색 문제가 그림의 전체적인 질을 침해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지요. 우리는 명암 배분이 채색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인식하고 스케치 단계부터 이 부분에 주의를 기울려야 합니다.

LLya Yefimovich Repin-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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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annes Vermeer-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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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명암 배분 상태에서 이미 그림이 완성도 있게 설계되어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정도로 명암을 적절히 배분해서 화면을 구성할 경우 샛 사용이 다소 서툴더라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4.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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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에 명암을 배분하는 다양한 전략이 있을 수 있지만 핵심은 대비를 활용하는 것 입니다. 명암 대비를 적절히 위치시키면 화면 전체에 강약과 짜임새가 생깁니다. 또 부각되어야 할 형태가 효과적으로 드러나면서 서로의 색도 살아 나지요. 대비가 살아 있으면 채도가 낮은 경우에도 탁한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인물의 얼굴과 어깨 그리고 두 팔에 대비가 집중되어 있고 나머지 부분은 명암 차이가 크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머리에 장식한 밝은 꽃이 있기에 배경에 흡수되지 않고 머리의 형태를 보여준다.

Jean Auguste Dominique Ingres-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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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an Geoffroy-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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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의 위 아래가 명암의 대비로 이루어져 있다. 침상의 인물과 등을 보이고 앉은 인물이 흰 이불천과 옷의 흰색과 대비를 이루고 있다.

Henri Regnault-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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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이 무릅위에 올린 정물을 경계로 위는 밝고 아래는 어둡게 명암이 배분되어 있습니다. 빨간색 동그라미로 표시한 머리카락은 밝은 부분과 대비를 이루고, 발은 어두운 배경과 대비를 이루어 시선을 잡아끕니다. 특히 머리칼과 어깨선이 만들어 내는 대비는 인물의 실루엣을 효과적으로 암시해 줍니다.

Winslow Homer wikipaintings-3.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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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선을 경게로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이 나뉘어 있습니다. 그림의 핵심 내용인 보트 안 두 인물은 그 경게에 위치하고 있지요. 보트의 아래쪽에는 강한 대비를 두어 보트를 강조하고, 노와 인물을 밝게 하여 어두운 부분과 대비시킴으로써 그림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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